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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profit Management

프로보노를 잘 활용하려면

#1 

결국 비영리 단체는 프로보노 활동을 받아들이는 단계에서 전략적으로 접근을 하여야 한다. Input 과 Output 이 명확하고 단기적인 활동으로 끝나는 것, 또는 지금 당장 비영리 단체에서 반드시 진행해야 할 task가 아니라면 프로보노로 진행해도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범위가 불명확하거나 오랜 기간이 소요가 될 만한 일들은 차라리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선정한 업체에 맡기는 것이 낫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판단이다.

#2

그 판단 기준을 명확하게 설정하면 좋겠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예를 들어, 어떤 인쇄 업체가 있다고 하자. 그 인쇄 업체가 프로보노 또는 CSR 활동의 일환으로 비영리 단체의 특정 인쇄물을 맡아서 진행하겠다고 한다. 프로세스는 간단하다. 비영리 기관이 디자인한 내용을 인쇄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세부로 들어가면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다. 종이질, 두께, 어떤 코팅을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인쇄비는 매우 다양해진다. 인쇄하다가 실수로 제본이 잘못 된다던지 등등의 이유로 다시 인쇄를 해야 할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양쪽 모두 난처해진다. 인쇄 업체의 경우, 좋은 일 하려고 했는데 미안하면서 추가로 비용을 더 들여야 하게 생겼고, 비영리 기관의 경우 미안한 마음과 함께 그렇다고 잘못된 인쇄물을 쓰겠다고 할 수도 없게 된다.

 

반대의 예도 있다. 인쇄업체가 돕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나 커서 비영리 기관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굉장히 좋은 재질의 종이로 고급스러운 인쇄물을 만들었다고 하자. 이 사실을 모르는 기부자들은 비영리 기관이 기부금으로 쓸데없이 인쇄하는데 돈을 많이 썼다고 비난할 수도 있다. 실제로, 비영리 기관들은 인쇄시 종이 선정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친환경, 재활용이면서 저렴한 종이를 사용하고 있다고 인쇄물에 알리고 있다.

#3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시스템 개발, 예를 들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 리뉴얼 등이 Input 과 Output 이 명확하지 않느냐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개발 범위를 정할 때 세부적으로 들어가게 되면 하나의 기능이 들어가느냐 마냐에 따라 개발범위가 극단적으로 커질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프로보노 활동으로 하려고 했다가 논의를 거듭할 수록 그 개발해야 할 범위에 놀라 업체가 고사하게 될 수도 있다. 나의 경험에 따르면, 비영리 단체의 시스템 개발은 간단할 것이라는 잘못된 선입견을 가진 업체들이 많았다. 쉽게 왔다가 허걱 하고 놀라는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4

그러므로 돕고자 하는 좋은 마음으로 컨텍하여 오는 프로보노 활동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 비영리 기관들은 전략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을 하여야 한다. 비영리 기관이 프로보노가 필요한 task 를 먼저 선정하여 관련 전문가들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대부분은 반대의 경우이기 때문이다. 개괄적인 기준을 마련한 후 실제적으로 진행될 때는 개별적으로 분석하고 진행하여 서로간에 미안해 지거나 얼굴 붉어지는 일을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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