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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profit Management

기부자와 수혜자

#1

비영리 섹터는 너무나 다양한 서브섹터를 포함하고 있다. 국제구호단체부터 시민운동단체, 그리고 작은 도시에 있는 요양원에 이르기까지... 따라서 동일한 잣대를 가지고 비영리 단체를 판단할 수 없다. 지난 번 얘기했던 stakeholder 도 마찬가지이다. 말 그대로 비영리 기관에 따라 이해관계자는 천차만별이다. 다른 stakeholder 들을 제외하고 기부자 그룹과 수혜자 그룹만 가지고 비교를 해 보면, 각각의 비영리 기관 안에서 기부자와 수혜자 사이의 갭을 한 번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2

어떤 비영리 기관의 경우 기부자와 수혜자가 거의 동일할 수도 있다. 박물관이나 performing art center 같은 경우 개인이 기부도 하지만 동시에 그 곳을 이용하는 이용자이자 수혜자가 되기도 한다. 반대로, 국제구호단체의 경우 기부자와 수혜자의 거리와 갭은 엄청나게 크다. 그들 사이의 물리적인 거리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교육수준, 심지어는 사용가능한 전자기기의 종류도 다를 것이다. 이 말인즉슨, 기부자와 수혜자가 상대방에 대해 이해하는 수준이 매우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 사는 기부자는 아프리카 말라위 어느 시골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전혀 상상하지 못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3

내가 근무했던 비영리 단체에서 기부자의 수혜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위해 만들었던 컨텐츠가 있다. 이것은 어떻게 기부자가 작성한 편지가 후원아이에게 전달되는지 그 과정을 보인 것이었다. 한국에 사는 우리는 너무나 편하게 편지를 우체국을 통해서 보낼 수 있고 받는 이에게 가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고작 며칠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아프리카 말라위의 한 동네에 사는 아이에게 편지를 보낼 경우, 한국에서 영어로 번역하는데 걸리는 시간, 한국에서 말라위 본부로 가는 데 걸리는 시간, 본부에서 다시 그 나라 언어로 번역하는 데 걸리는 시간, 편지가 다시 그 지역으로 가는데 걸리는 시간, 마지막으로 다시 그 편지가 그 아이 집으로 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다 고려해야 한다. 특히, 이런 지역은 우체국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비영리 기관 직원이 직접 배달을 해야 한다. 길이 닦여있지 않아 오토바이를 타고 몇 시간을 가서 다시 걸어 들어가야 할 수도 있다. 기껏 갔더니 문이 닫겨있을 수도 있다. 전화가 없어서 미리 언제 간다고 얘기를 해 놓을 수도 없다. 결국, 그 편지를 전달하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온다.

위와 같은 경우 기부자들에게 알려주지 않으면 그들이 수혜자들의 생활모습을 알기란 참으로 어렵다. 이렇듯 비영리 기관에 따라 기부자-수혜자 사이의 이해의 거리가 가까울 수도 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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